북한, 진수 도중 선체가 파손된 군함에 ‘초록 방수포’ 씌운 이유는? 2025년 06월 03일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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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진수 도중 선체가 파손된 군함에 ‘초록 방수포’ 씌운 이유는?
북한, 군함 사고 공식 인정
북한의 최신 구축함이 진수식 도중 선체 하부가 심각하게 손상되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현장에서 이를 목격했으며, 이 사건을 “국가의 위신에 타격을 준 일”이라 언급하고 책임자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위성 사진에서는 사고 이후 선박이 부두 옆으로 기울어진 모습이 보이며, 푸른색 방수포가 덮여 있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CNN에 따르면 이는 위성 감시나 언론의 불필요한 추측을 피하기 위해 사고 현장을 가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군사 전문 매체 TWZ는 북한이 이례적으로 사고 사실을 빠르게 공개한 것은, 위성 사진 등으로 인해 이를 숨기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KCNA)은 진수 기계 장치의 결함으로 인해 5,000톤급 구축함의 선미가 계획보다 먼저 물에 닿았고, 이로 인해 선체 일부가 파손되며 선수 부분이 도크에 걸려버렸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사건을 “범죄적 행위”라고 비난하며, 국방공업부·김책공업종합대학·중앙함선설계국 등 관련 기관들의 "절대적 부주의"와 "무책임함"을 질타했다.
해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진수 사고로 인한 피해가 "재앙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캠벨대학교의 해사 전문가 살 머코글리아노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선체 전체가 동시에 물에 닿지 않으면, 선체에 걸리는 응력으로 인해 구조가 찢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와이의 해군 분석가 칼 슈스터는 KCNA 보도 분석 후 “응력으로 인해 선체가 휘거나 균열이 생기고, 경우에 따라 선체의 중심부가 부러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진수 방식 도입?
이번 구축함은 북한이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후미 진수 방식이 아닌, 수평 진수방식으로 진행되었다. TWZ는 이를 “북한 조선 기술의 새로운 단계”라고 평가했지만, 수평 진수 방식은 더 복잡하며 선체 전체에 균일한 하중 분배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완성 상태에서 진수?
이번에 사고가 난 함정은 북한 해군이 공개한 두 번째 대형 수상 전투함이다. 첫 번째는 2024년 4월 공개된 ‘최현’ 구축함으로, 이는 북한 해군의 현대화 의지를 상징하는 사례로 주목받았다.
서방 군사 분석가들은 ‘최현’함이 기존 구 소련식 설계에서 탈피한 신형 함정이라고 보며, 일부 설계 요소는 러시아 해군의 현대 구축함과 유사하다고 평가한다.
한국 합동참모본부(JCS)의 이성준 대변인은 이번 사고 함정도 ‘최현’과 비슷한 무장 구성을 갖췄을 것으로 추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대형 수직발사관(VLS) 시스템이다. TWZ에 따르면 최대 74기의 VLS가 설치된 것으로 보이며, 크기와 용도별로 4~5종류의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는 탄도미사일도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TWZ는 이 함정이 완전히 건조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기 시험을 위해 진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최현’함이 1년 만에 완성되었다는 북한의 주장도 뒷받침한다. 두 번째 구축함도 빠르게 진수되었으며, 미완성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수리 어려움 예상
김정은 위원장은 다음 달 회의 전에 구축함을 복구할 것을 지시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일정이 매우 촉박하며, 실제 수리는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본다. CNN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분석을 인용하여 “이 함정은 조만간 인민해군에 배치되지 못할 것이며, 결국 완전히 폐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김덕기 예비역 해군 제독은 CNN 인터뷰에서 “북한에는 5,000톤급 구축함을 진수하거나 수리할 수 있는 드라이독(건선거)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드라이독은 선박을 띄웠다가 배수하여 건조 또는 수리할 수 있는 구조물로, 대형 함정 건조에 필수적이다. 김 제독은 “드라이독은 고가의 설비이고, 없으면 수리에 큰 제약이 따른다”며 수리에 4~5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국방 분석가 유용원 씨는 이번 사고가 “무리한 진수가 원인”이라며, “서두른 수리 역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