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의 지능이 인간 수준이라고? 2025년 06월 01일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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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의 지능이 인간 수준이라고?
바닷속 외계인, 문어의 놀라운 두뇌와 인지 능력
문어는 한때 단순한 ‘해산물’ 혹은 ‘먹거리’로만 인식되던 바다 생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과 생물학자들 사이에서는 문어를 가리켜 "바다 속의 외계인(alien of the deep)", "비인간 고지능 존재"라고 부를 정도로, 그들의 지능과 인지 능력은 학계와 대중의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도대체 문어는 얼마나 똑똑할까요? 정말로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단순한 자극-반응 이상의 사고가 가능한 걸까요?
이 글에서는 문어의 지능에 대한 최신 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신경계 구조, 문제 해결 능력, 학습 및 기억력, 사회성, 철학적 질문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문어의 지능을 심층 분석해봅니다.

1. 문어는 뇌가 9개?
문어는 생물학적으로 두족류(cephalopod)에 속하며, 다른 해양 무척추동물과는 차원이 다른 신경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어의 전체 신경세포 수는 약 5억 개에 달하며, 이는 고양이나 개 수준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 신경세포의 분포 구조입니다.
● 중추 뇌(brain): 문어의 눈 사이에 있는 중심 뇌는 인간과 같은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
● 8개의 팔 각각에 "팔 뇌"(arm brain): 팔마다 약 4천만 개 이상의 신경세포가 존재하며, 독립적으로 움직임과 촉감을 조절함.
● 전체 신경세포의 약 3분의 2가 팔에 존재함.
즉, 문어는 단일한 중앙 통제형 뇌가 아니라, 분산된 형태의 지능을 지닌 생명체입니다. 이 분산적 인지는 AI, 로봇 공학에서도 참고할 정도로 독특한 구조입니다.
2. 놀라운 문제 해결 능력
문어의 지능이 인간 수준에 가깝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그들의 도구 사용, 문제 해결, 실험 대응 능력 때문입니다.
병뚜껑 열기 실험
문어에게 뚜껑이 닫힌 투명한 병 안에 음식을 넣어두면, 문어는 스스로 병을 돌려 뚜껑을 열고 먹이를 꺼냅니다.
이는 물리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고차원적 사고 능력을 시사합니다.
미로 실험
문어는 복잡한 미로를 탐색하여 빠져나오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특히 반복 학습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기억을 바탕으로 빠르게 탈출합니다. 이는 학습 능력과 공간 인지력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도구 사용
인도네시아 문어는 코코넛 껍질을 모아 집을 만들거나, 방어용으로 사용하는 행동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미래를 계획하고, 도구를 수집하며, 적절한 때 사용한다는 점에서 동물계에서도 보기 드문 행위입니다.

3. 학습과 기억력
문어는 경험을 통해 학습할 뿐 아니라, 기억하고 구분하는 능력도 탁월합니다.
● 다른 문어와의 실험에서 자신을 괴롭힌 사람을 얼굴로 기억하고 회피하거나 공격하는 행동이 관찰됨.
● 먹이를 얻기 위한 실험 장치의 작동 방법을 장기간 기억함.
● 학습된 행동을 응용하거나 변형할 수 있음 → 창의성의 초기 형태로 해석되기도 함.
이는 단순한 조건반사나 생득적 행동이 아닌, 인지적 판단과 장기 기억의 존재를 의미합니다.
4. 감정과 사회성?
문어는 대체로 고독한 생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들은 그들이 감정에 가까운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 스킨십을 통해 문어가 진정하거나, 불안해 보이는 자극에 회피 반응을 보임.
● 일부 문어는 인간의 손길을 즐기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함.
● 신경계에서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인간과 유사하게 작동함.
이러한 반응은 ‘감정’이 아닌 ‘감정 유사 반응’일 수 있지만, 최소한 문어가 단순한 본능적 기계는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5. 인공지능, 철학, 그리고 문어
문어는 인간과 전혀 다른 진화 경로를 밟았습니다. 약 5억 년 전, 척추동물과 완전히 분화된 이후, 완전히 다른 구조와 신경계로 고도의 인지능력을 진화시킨 것입니다. 이 점에서 문어는 철학자들과 AI 연구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존재입니다.
● 의식(consciousness)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뇌 구조에서만 가능한가?
● 지능은 중앙집중형이 아니라도 가능한가?
● 타 생명체의 지능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문어는 인간 중심의 인지 기준을 깨뜨리고, ‘지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생명체입니다.
6. 윤리적 논쟁 – 문어도 권리가 필요한가?
이제는 많은 과학자들이 문어에게도 고통을 느끼는 능력, 감각적 자각, 기억, 감정 유사 반응이 있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과 영국은 2021년부터 문어를 ‘감각 있는 존재(sentient being)’로 분류하며, 연구나 사육 시 윤리적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이는 향후 문어에 대한 요리 방식, 연구 대상, 사육법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문어도 고통을 느낀다"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결론 – 인간과 닮았지만 완전히 다른 ‘외계적 지능’
문어는 인간과는 전혀 다른 경로로 진화했음에도, 학습, 문제 해결, 도구 사용, 기억, 감정 반응 등 다양한 지능적 행동을 보여주며, 우리가 생각하는 ‘고등 지능’의 기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문어의 지능이 인간과 같은 수준인가?"라는 질문은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문어가 비인간 지능의 새로운 모델이자, 인지과학의 혁신적 존재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문어는 바닷속의 생물이 아닌, 지능과 의식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지는 존재로 계속해서 조명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