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졸전을 했을까? > 군대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졸전을 했을까?

전략적 오판과 구조적 문제의 총체적 결과

2022년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을 감행하며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지도부는 단기간 내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Kyiv)를 점령하고 친러 정권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전쟁은 예상과 달리 장기화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세계 2위 규모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많은 이들이 ‘졸전’이라 평가할 정도로 비효율적이고 실패가 반복되는 작전을 수행했다.

본 글에서는 러시아군이 졸전을 벌이게 된 근본적 원인을 군사, 정치, 심리, 사회, 기술 등의 측면에서 다각도로 분석한다.

1. 전략적 오판: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의 저항 과소평가

가장 뚜렷한 원인은 러시아 지도부의 오만한 전략적 오판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내부적으로 분열되어 있고, 서방의 지원 없이 쉽게 무너질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동부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러시아군을 ‘해방군’으로 환영할 것이라는 환상을 가졌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강한 애국심과 결속력으로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웠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탁월한 리더십으로 국민과 군대를 결집시켰다. 동시에 NATO 및 EU 국가들이 전례 없는 규모로 군사, 경제, 정보 지원을 제공하면서 러시아군은 전면전에 적합하지 않은 전장에서 수렁에 빠지게 되었다.

2. 병참(보급) 체계의 미비와 물류 혼란

러시아군의 졸전은 물류와 병참의 실패로도 설명된다. 현대전은 단지 병력의 숫자나 장비의 첨단화에 의존하지 않고, 안정적이고 신속한 병참 능력이 핵심이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전차와 차량들이 연료 부족으로 멈추는 사례 빈발

▶병사들에게 제공되는 식량 및 생필품 부족

▶보급선이 우크라이나군의 게릴라 공격에 취약

특히 키이우 북부에서의 전격적인 진격 시도는 병참선이 따라오지 못해 작전 자체가 붕괴되는 사례로 기록되었다. 러시아는 병력은 많았지만, 장기전을 유지할 병참 능력은 부족했던 것이다.

3. 고장난 명령 체계와 부실한 리더십

러시아군은 상명하복 중심의 수직적 명령 체계를 유지해왔다. 이는 유연한 전술 수행을 가로막고, 현장 지휘관의 독립적 판단을 제한하게 된다. 실제 전장에서 러시아군 지휘관들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보였다.

▶정보 공유가 느림

▶현장 지휘관의 판단권 부족

▶상급 명령을 무조건 따르려다 손실 초래

결국 러시아는 군 내부의 경직된 구조와 낮은 상황 대응 능력으로 인해, 유연하고 기동적인 우크라이나군에게 밀리게 되었다. 특히 HIMARS, 드론 등의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정보 전달 체계와 결정 구조의 느림 때문이었다.

4. 병사들의 사기 저하와 훈련 부족

러시아군의 병사들은 대체로 징집병이나 계약병으로, 침공 목적에 대한 확신 없이 전장에 내몰린 경우가 많았다. 병사들의 심리적 상태와 교육 수준은 전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쟁의 명분이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사기 저하

▶훈련 부족 및 전투 경험 미비

▶열악한 장비와 보급, 전우 사망으로 인한 심리적 붕괴

우크라이나군은 국가와 가족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라는 명확한 동기와 국제적 지지를 받으며 싸웠지만, 러시아군은 그렇지 않았다. 이는 전장에서의 결단력, 인내력, 생존율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5. 전술과 장비의 노후화

많은 분석가들은 러시아군의 일부 장비가 최신이라고 보았으나, 실제로 투입된 대부분은 구식 무기체계였다. 특히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었다.

▶소련 시절 생산된 T-72 전차 대량 투입

▶전자전 및 항공 지원체계의 미비

▶현대식 복합작전 수행 능력 부족

반면 우크라이나는 미제 무기, 유럽산 방공 시스템, 스타링크 위성망, 드론 등을 적극 활용해 현대 전쟁의 교범을 적용했다. 러시아는 드론전에 뒤처졌고, 정보 수집 및 통신에서도 치명적인 약점을 보였다.

6. 국제 제재와 외교적 고립의 영향

러시아의 졸전은 군 내부의 문제뿐 아니라 외부 환경 변화도 큰 영향을 미쳤다. 침공 이후 러시아는 전 세계적인 경제 제재와 외교적 고립을 감내해야 했고,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제약이 발생했다.

▶부품 수입 차단으로 첨단 무기 생산에 차질

▶서방 국가의 정보 제공과 무기 지원으로 전세 불리

▶국제적 고립으로 심리적 압박 및 전략 한계 도달

즉, 러시아는 전쟁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점을 확인하게 되었으며, 내외적으로 점점 고립된 상태에서 싸우는 군대가 되어갔다.

7. 우크라이나의 유연한 전략과 서방의 통합 지원

러시아군의 졸전은 상대적인 평가로도 드러난다. 우크라이나군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성공했다.

▶소규모 분산 전술로 대규모 러시아군을 분산시킴

▶드론과 HIMARS 등으로 정밀 타격 수행

▶서방과의 협력을 통해 군사 정보, 전술 훈련, 기술을 실시간 적용

이는 러시아군이 구식 대규모 병력 중심의 전투 개념에 매몰되어 있었고, 전쟁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을 인지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결론: 러시아 군의 졸전, 체제적 한계의 총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졸전은 단순한 작전 실패나 전술 미비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는 전략적 오판, 체제적 경직성, 병참 실패, 낮은 병사 사기, 기술 열세, 국제적 고립이라는 다중적 요인이 맞물린 총체적 실패다.

과거 제2차 세계대전식의 전면전을 기대하고 시작했으나, 21세기의 유연한 전쟁 환경과 정보 중심의 작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결과였다.

이 전쟁은 러시아가 군사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전에 대응하지 못하면 군사력은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역사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