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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류경호텔: '악몽의 호텔'이라 불리는 미완성 건물 2025년 10월 07일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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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굿모닝아시아
댓글 0건 조회 17회 작성일 25-10-0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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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류경호텔: '악몽의 호텔'이라 불리는 미완성 건물


북한 평양의 스카이라인을 압도하며 우뚝 서 있는 류경 호텔(Ryugyong Hotel)은 단순한 건물이 아닌, 북한 정권의 야심과 좌절, 그리고 국제적인 고립을 상징하는 거대한 기념비적인 건물입니다.


105층, 높이 약 330m의 이 건물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이 될 예정이었으나,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미완성 상태로 남아있으며, 서방 언론과 국제 사회로부터 '악몽의 호텔(Hotel of Doom)'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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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탄생: 야심찬 계획과 공포의 속도전 (1987년)


류경 호텔은 1980년대 후반 냉전 시대의 체제 경쟁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당시 한국이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자, 이에 맞서 북한은 1989년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평양에서 개최하며 대규모 선전전을 기획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자본주의 국가들이 건설할 수 없는 사회주의 기술력과 경제력을 과시하고, 평양 축전에 참가하는 대규모 손님을 수용하기 위해 이 호텔을 기획했습니다. 류경 호텔은 높이 330m, 105층 규모로 설계되었습니다.


피라미드 형태의 독특한 디자인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으며, 건물의 상층부에는 회전 레스토랑 등 최고급 시설을 갖출 예정이었습니다. 건설이 완료되었다면,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이자 세계 7번째로 높은 건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류경호텔은 북한 특유의 '속도전' 방식으로 건설이 추진되었으나, 애초부터 경제적, 기술적 타당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무리한 프로젝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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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좌초: 경제 붕괴와 '멈춰버린 시계' (1992년 ~ 2008년)


류경 호텔의 건설은 시작된 지 불과 5년 만에 중단되었고, 건물은 오랫동안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골조 상태로 평양 중심에 방치되었습니다.


1991년 소련의 해체와 함께 북한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호텔 건설을 위한 외화와 자재 수급이 완전히 막히면서 1992년 공사는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콘크리트 외벽은 칠도 되지 않은 채, 건물 상층부에는 크레인만이 멈춰선 채로 수십 년간 평양 시민들의 시야를 가로막았습니다.


호텔은 콘크리트 구조물만 완성되었을 뿐, 내부 공사나 엘리베이터 설치 등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호텔이 부실하게 건설되었으며, 건물 구조에 심각한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건물의 기울기나 하중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서방 언론과 국제 사회에서는 류경 호텔을 북한 경제 실패의 상징이자 '유령 건물'로 묘사하며 'Hotel of Doom'이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북한 정부는 이 건물을 공식 지도나 선전 매체에서 삭제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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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재개: 이집트와 서방 기업의 등장 (2008년 ~ 현재)


2000년대 후반, 류경 호텔은 갑작스러운 공사 재개로 다시 한번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2008년, 이집트의 거대 통신 기업인 오라스콤 그룹이 북한의 3G 통신망 구축을 대가로 류경 호텔 건설 재개에 참여했습니다.


오라스콤은 수억 달러를 투자하여 호텔의 외벽을 은빛의 반사 유리 패널로 덮는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이로써 건물의 외관은 흉물스러운 콘크리트에서 현대적인 마천루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부 공사는 여전히 미완성인 상태였습니다.


2010년대 후반, 호텔 외벽에는 대규모 LED 패널이 설치되어 밤마다 화려한 조명 쇼를 연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LED 스크린은 북한의 정치적 선전 구호, 국기, 그리고 역사적 장면들을 보여주는 데 활용됩니다. 미완의 건물이 오히려 가장 거대한 선동 선전 매체로 기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현재까지도 호텔의 공식 개장 일정은 발표되지 않고 있습니다. 내부의 엘리베이터, 배관, 전기 시설 등 주요 인프라와 객실 마감 공사가 아직도 완료되지 않았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외관은 그럴듯하지만, 여전히 '거대한 껍데기'에 불과한 셈입니다.


류경 호텔은 북한의 고립된 경제와 체제 유지의 욕망이 만들어낸 시대착오적인 건축물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완성 마천루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지만, 평양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북한의 현재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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