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각지에서 잇따르는 곰 출몰 공포 확산 2025년 10월 19일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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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곰 충돌 비상사태"
일본 전역을 덮친 곰 출몰 공포와 대책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일본 열도 전역에서 곰 출몰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했습니다. 특히 홋카이도의 불곰(히구마)과 혼슈 이남 지역의 아시아흑곰(츠키노와구마)이 산간 지역을 넘어 도시 인근 주택가, 학교, 심지어 공항 활주로까지 빈번하게 출현하며 주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사상 최대의 인명 피해와 공포 확산
일본 환경성 통계에 따르면, 최근 1년(2023년 4월~2024년 3월)간 곰에 의한 인명 피해는 219명으로,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다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이 가운데 6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 규모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2025년 7월, 홋카이도 후쿠시마초 주택가에서는 새벽 시간 신문 배달원이 곰의 습격을 받고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목격자가 현관문을 열었을 때 곰이 사람을 덮치는 모습을 본 것으로 전해져, 곰의 활동 영역이 더 이상 깊은 산이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겨울잠을 자야 할 시기인 12월에도 후쿠시마현의 한 민가 거실에 곰이 침입해 난방 기구인 '고타쓰'를 쬐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곰의 행동 양식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곰 출몰 급증의 복합적 원인
전문가들은 곰 출몰이 이례적으로 급증한 원인을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의 변화라는 복합적인 요인에서 찾고 있습니다.
곰의 주식인 도토리, 밤 등 나무 열매의 결실이 폭염과 기후 변화로 인해 심각하게 부진했습니다. 먹이가 부족해지자 곰들이 겨울잠에 필요한 지방을 축적하기 위해 먹이를 찾아 산 아래 마을로 내려오는 현상이 급증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동면 시기가 늦어지거나, 심지어 아예 동면하지 않는 곰들이 늘면서 인간과 마주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교토부 등 일부 지역에서는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었던 아시아흑곰의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곰의 서식지가 40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나 국토의 60%를 차지하게 되었고, 이들이 민가 주변도 자신들의 활동 영역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지역(예: 아키타현)이 곰 출몰 지역과 겹치면서, 과거 곰의 접근을 막아주던 완충 지대(산 주변 인가, 밭 등)가 방치되고 곰이 더 쉽게 도심 근처까지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의 긴급 대책
잇따르는 인명 피해에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긴급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2024년 4월, 곰을 계획적 포획이 가능한 '지정 관리 조수'에 추가하고, 곰 포획 및 개체수 조사를 하는 지자체에 교부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사람이 즉각적인 위험에 처하지 않아도 위험 동물을 사격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하는 등 긴급 사냥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대응을 강화했습니다.
이와테현 하나마키시 등에서는 AI를 활용한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여 시가지에 접근하는 곰을 조기에 발견하고, 드론을 이용한 곰 탐지 훈련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키타현 등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서는 곰이 좋아하는 감나무, 밤나무 등 먹이가 될 수 있는 나무를 베어내는 등 민가 주변 환경 정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곰 경보'나 '불곰 특별주의 기간'이 발령되었으며, 외출 자제, 음식물 쓰레기 외부에 두지 않기 등 주민 행동 요령이 반복적으로 홍보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곰의 습격 피해를 대비한 '곰 보험'까지 등장하는 등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곰 피해가 급증함에도 불구하고, 곰 포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지역 사냥꾼(헌터)들의 고령화 문제는 주요 해결 과제입니다. 사냥꾼의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인 상황에서, 최근 젊은 층이 사냥 면허를 취득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인력 부족은 심각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