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독재자의 그늘 "저주받은 나라" 캄보디아의 끝나지 않은 비극 2025년 10월 19일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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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독재자의 그늘
"저주받은 나라" 캄보디아의 끝나지 않은 비극
캄보디아는 한때 동남아시아의 찬란한 문명을 이끌었던 앙코르 왕국의 심장이었지만, 근현대사에서는 '킬링 필드'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전 세계적인 비극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저주받은 나라'라는 오명은 극단적인 공산주의자 폴 포트(Pol Pot)의 대학살을 넘어, 40년에 가까운 장기 독재를 이어온 훈센(Hun Sen) 전 총리 및 그의 아들 훈 마넷 총리로 이어지는 권력 세습 아래 현재까지도 그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킬링 필드의 유산: 폴 포트와 크메르 루주(Khmer Rouge)의 광기
캄보디아의 역사적 트라우마의 근원은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집권했던 폴 포트와 그의 공산 조직 크메르 루주 정권에서 시작됩니다. 폴 포트는 "1년 만에 공산주의 달성"이라는 극단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자본주의와 서구 문명을 철저히 부정했습니다. 도시를 폐쇄하고 모든 국민을 농촌으로 강제 이주시킨 후, 거대한 노동 수용소(집단 농장)에서 노예와 같은 가혹한 노동을 강요했습니다.
그는 지식인, 종교인, 교사 등 과거 사회의 모든 흔적을 제거하려 했으며, 단순히 안경을 썼다는 이유만으로도 학살당하는 광기가 만연했습니다. 이 시기 캄보디아 인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약 200만 명이 굶주림, 질병, 그리고 학살로 사망했습니다. 이는 당시 캄보디아 사회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초토화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 시기에 심어진 공포와 불신은 가족 간의 신뢰마저 무너뜨렸으며, 현재까지도 캄보디아 사회의 낮은 교육 수준과 숙련 노동력 부족이라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기 독재자' 훈센의 등장과 그림자
폴 포트 정권은 1979년 베트남의 침공으로 붕괴되었고, 이후 캄보디아는 내전의 소용돌이를 거쳤습니다. 이 혼란 속에서 훈센 전 총리(현 실세)가 권력을 잡고 1985년부터 40년 가까이 캄보디아를 통치하면서 독재 국가의 틀을 공고히 했습니다.
훈센은 1993년 입헌군주제 부활 후에도 1997년 쿠데타를 일으켜 정적을 축출하는 등 권력을 독점했습니다. 그는 여당인 캄보디아 인민당(CPP)을 통해 공무원, 군인, 심지어 유권자의 상당수를 당원으로 관리하며 선거마다 압승을 거두는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유력 야당 후보를 투옥하거나 출마를 금지하는 등 야당에 대한 지속적인 탄압을 가했으며, 언론의 자유와 인권을 제한하여 국제 사회로부터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습니다.
2023년 총선 후, 훈센은 총리직을 그의 장남인 훈 마넷에게 물려주며 태자당 중심의 권력 세습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는 캄보디아의 민주주의가 장기적인 독재체제에 갇혔음을 상징합니다.
훈센 정권은 "수십 년간의 전쟁 폐허에서 7%대 경제 성장을 이룩한 중하위 소득 국가로 발전했다"는 점을 정당성의 근거로 내세웁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존재합니다. 캄보디아 정계에는 부정부패가 만연하여, 국제 원조 자금이 정치인들의 호주머니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만연한 부정부패와 독점적인 경제 구조는 소득 불균형을 심화시켜 빈부 격차를 더욱 뚜렷하게 만들었습니다. 캄보디아 경제는 봉제 산업(의류 수출이 전체 수출의 2/3 차지) 등 국제 분업의 가장 하부에 속한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낮은 교육 수준과 숙련 노동력 부족은 캄보디아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훈센 정권이 중국의 대규모 투자와 지원에 크게 의존하면서, 캄보디아는 역내에서 중국에 가장 밀착된 국가 중 하나로 분석되며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국제적 고립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저주받은 나라'라는 비극의 반복을 끊으려면
캄보디아의 비극은 폴 포트의 광기가 국가의 근간을 파괴하고, 훈센의 장기 독재가 그 파괴된 토대 위에 부패와 인권 탄압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운 결과입니다. 캄보디아가 '저주받은 나라'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절실합니다.
장기 독재와 권력 세습을 종식시키고, 공정한 선거와 야당의 활동이 보장되는 민주적인 정치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킬링 필드의 영향으로 후퇴한 교육 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개혁을 통해 숙련된 인적 자본을 양성하고, 경제 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법치주의를 확립하여, 국제 원조와 투자 자금이 투명하게 운영되고 국민들에게 공정하게 분배되도록 해야 합니다.